
오랜만에 복귀해서 팔로업 좀 하려고 했더니 온 피드가 바이브 코딩으로 가득참
나같은 범부는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까?
새해 첫 working day를 맞이한 오늘, 내 트위터 피드의 상태는 이랬다.
1. 클로드 코드로 바이브코딩
2. AI 아카데믹 (주로 RLM)
3. 특이점이 왔다
4. x402
5. Infinex ICO 별로인 이유 N개
6. 넥스트 라이터 찾기
7. 마두로 트럼프 밈
8. 신년맞이 아티클
9. 프라이버시 붐은 온다
뭐.. 갑자기 클로드 코드의 성능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거나 그런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신년을 맞아 운동이나 금연을 시작하는 것처럼 목표를 "코딩 배우기"로 잡은 크립토 네이티브가 그만큼 많은 탓이 아닐까. 그리고 생각보다 바이브 코딩이 쉬워서 이것저것 만들고, 게시하다보니 재밌는 결과물들이 관심을 얻고 한게 스노우볼이 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지금 느끼기에는 바이브 코딩도 정말 길면 한달정도 갈만한 주제라고 생각된다. 바이브 코딩에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고.. 커서 유료플랜 크레딧을 다 쓸 정도가 되면 물릴만 하다. 프로젝트 크기가 커져 직접 디버깅을 해야하는 영역에 들어서면 그때부터는 그냥 개발자로써의 재능이 있는지 없는지를 갈음하는 수준이 되겠거니 싶다.
당장에는 바이브코딩만큼 큼지막한 주제도 없다보니 이슈 글을 간단하게 써보려고 한다. 지금 트위터에는 온통 "바이브 코딩 시작해야하는 이유" "바이브 코딩 시작하는 법" "특이점이 왔다" 등등 바이브 코딩이라는 주제에만 글들이 집중되어 있고, 막상 바이브 코딩이 크립토 커뮤니티의 지형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오가고 있지 않다. 이쪽 주제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가장 먼저 생각나는 점은 소셜 에드작이다. 2025년에는 프로젝트에 대해 공부하고 설명하는 야핑이 일종의 기여로 인정받았다면, 올해는 실질적으로 프로젝트가 활용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PoC까지 만들어서 던져주는 태핑 정도는 되어야 금전적 보상에 대해 합당한 기여로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마인드쉐어를 쉽게 가져갈 수 있는 프로젝트는 어떤 프로젝트일까? 짧게 생각해본 바로는 다음과 같다.
개발문서가 잘 써져있는 프로젝트 (LLM-optimized된 형태면 좋지 않을까)
범용적 개발언어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높은 확장성을 지원하는 체인
사용자가 활용할 수 있는 자원(예를 들면, IP/밈)이 많은 생태계
훅이나 플러그인 형태로 모듈러하게 개발물을 붙일 수 있는 프로젝트
높은 관심도, 직관적인 재미를 끌어낼 수 있는 프로젝트 (대표적으로 게임 생태계, AI 에이전트)
이런 프로젝트는 각자 다르게 떠오르겠지만..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프로젝트는 버츄얼, 메가이더/모나드, 리알로 정도인 것 같다. 로보틱스는 개인이 뭔가 개발해서 즉각적으로 실험해볼 수 있는 환경의 구축이 어렵다는게 좀 아쉽다.
+ 요즘 Verse8이라는 바이브코딩 게임 플랫폼이 자주 보이는데, 이런 형태도 마인드쉐어 가져가기 상당히 좋아보인다. 앱스트랙트에도 온체인 상호작용쪽 구축만 좀 도와주면 바이브코딩 게임들 충분히 많이 온보딩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부분
+ 스토리도 애초에 AI 친화적인 메타로 나온 체인인데 이럴때 마인드쉐어 잘 끌어올 수 있을 것 같다. 바이브 코딩으로 유사한 AI 작업물이 쏟아질 때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체인 아닌가? 프롬프트 수준에서 저작권을 붙이거나 하는 것도 가능할 것 같은데 법적인 부분은 잘 모르겠다.
두번째는 해커톤 생태계의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들어서 이런 현상들이 조금씩 보이긴 하는데.. 해커톤은 점점 아이디어톤의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기존의 해커톤이 48시간 코딩 마라톤식으로 노동집약적인 과정을 거쳤다면, 가까운 미래에는 아이디어 피칭 정도로 끝내고 평가자가 구현 가능성을 문서 수준에서 책정 가능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웬만하면 구현에 어려움은 없을테니 현실성 정도만 평가하면 되니까..
이러면 해커톤 상금이 줄어들려나 싶지만 그렇지는 않을 것 같다. 오히려 아이디어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상금의 규모는 커져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다. 어떤 형태로든 (관객이든 심사위원이든) 아이디어가 외부에 노출되고, 한번 노출된 아이디어는 구현으로 즉각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더 큰 리스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당연하게도) 비기술적 요소의 가치 상승이다. 바이브 코딩 작업물이 넘쳐난다고 그쪽으로 유저가 넘어가지는 않으니까.. 기존의 유저 베이스와 유동성은 AI 시대가 와도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될 것이다. 바이브 코딩이 가장 확장하기 어려운 영역이 기존 디파이가 아닌가 싶다. (프로토콜 수준에서 말이다. 개별 유저 수준에서의 아비트라지에는 이미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
네번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Non-EVM 체인의 가능성이다. 항상 커뮤니티가 중요하다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지금까지 흥해온 체인은 팀이 개발쌉고수라서 아무나 못만드는거 만들거나(하이퍼리퀴드/수이), 개발자 친화적인(Fully EVM compliant) 체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 물론 현 시점에서도 데이터 많이 쌓여있는 EVM이 바이브코딩에 훨씬 우세하겠지만, Non-EVM 개발자 온보딩은 훨씬 더 쉬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짐작이다. 이건 개발자들에게 직접 물어봐야할듯. 모르는 개발환경에 대한 온보딩 속도가 확실히 빨라졌는지?
다섯번째는 에이전트 간 상호작용 폭발이다. AI 에이전트끼리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바이브 코딩으로 구현, 상호작용 하는 정도의 미래는 이미 상상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된다. 에이전트끼리 서로를 고용하거나 수익을 분배하는 시스템도 생각해볼 수 있고, 그러려면 당연히 페이먼트 프로토콜이 붙어야 한다. ERC-8004 / x402는 꾸준히 관심받을 영역이다. 이번에는 버츄얼 / ElizaOS에서 정말 유의미한 에이전트를 볼 수 있을까? shaw가 이번에는 일찍 트롤하지 않길 기도해본다.
여섯번째는 조금 부정적인 관점일 수 있는데.. 병렬적으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운영하다가 피벗하는 경우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아이디어의 구현이 쉽다보니 프로젝트 팀 입장에서는 여러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험해보고 관심을 많이 받는 것만 가지치기 식으로 남겨버리는 전략을 선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에어드랍 활동을 노리는 커뮤니티는 크게 휘둘릴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원래도 피벗이 빠른 크립토 생태계 특성상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생각나는 것만 빠르게 휘갈겨 써봤는데, 아무래도 좀 더 생각해봐야할 주제인 것 같다.
오늘은 하루종일 바이브코딩하는 법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바이브코딩 시대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야할지에 대한 글들을 본 것 같다. 주혁님의 글이 제일 와닿아서 오늘 여러번 공유했는데, AI로 만든 무언가가 넘쳐나는 시대에서 기여하려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생성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그래서 나는 꾸준히 뭔가 읽고 써내야만 한다. 내 문체를 흉내낼 수는 있어도 내 뇌 전체를 덤프떠갈 수는 없겠지. 그래서 하던대로 책읽고 글쓰고 하려 한다. 블로그는 그 시작이다.